본문 바로가기
철학 노트/서양철학

칸트, 입헌공화국과 국제 연맹

by 엔티쟈 2023. 2. 13.

공법에 따라 각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법적 상태는 국가에 의해 실현된다국가는 권력 – 지배력(입법), 통치자의 수행적 권력(행정), 법관의 재판권력(사법)을 가지는데,그들이 하나로 모여 있을 경우 전제주의가 된다이 경우 지배자가 임의적으로 법을 제정함로써 공동체 내 법의 정신이 사라지게 된다법의 정신을 가장 잘 살리는 정치형태는 전제정치의 반대인 공화제이다공화제는 입법을 행정과 분리시키고 그 입법의 근거를 원초적 계약의 이념에 따라 국민 전체의 통일된 의지에서 구하는 입헌적 정치체제이다국민의 통일된 의지만을 입헌의 근거로 삼는다는 점에서는 칸트와 루소의 입헌제 주장이 동일하지만루소는 직접민주제를 주장한 데 반해칸트는 그 의지가 기능적으로 대변될 수 있다고 (주권의 주체로서의 국민과 현실적인 입법자는 구분될 수 있다고본다칸트는 공화제 체제 하에서만 국민이 자신의 본질적인 국민적 속성 법적인 자유와 시민적 평등 그리고 시민적 독립성을 지닐 수 있다고 본다

한 국가 내 평화로운 법적 상태의 유지는 국가 상호 간의 외적 관계에도 의존한다. 칸트는 국가 간 평화와 안정은 오직 국제연맹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본다국가 상호 간의 규합된 힘과 의지의 법률에 따라 결성된 국제연맹에 입각해서만 각국의 안전과 권리가 국가 외적으로도 보장받을 수 있으며그래야만 국가 내 평화상태도 가능해진다

국제연맹은 하나의 강대국에 의해 국가들이 통합되는 국제국가와 다르다칸트는 국가를 독립된 인격체로 간주하며 결코 자신의 자유와 권리를 버리고 다른 강제에 굴복할 수 없는 것으로 여긴다국제국가에서는 국가 간 경쟁이 사라짐으로써 평화가 이룩되지만, 칸트에 따르면 진정한 평화는 오히려 긴장관계 속에서만 가능하다초강대국의 권력을 갖는 국제 국가는 점차 전제정치의 형태를 띄게 됨으로써 결국 붕괴되고 무정부 상태에 이른다국제연맹의 이념 아래 만인이 서로 평등한 세계시민적 권리를 가지게 되는 것이 도덕과 법의 궁극적 목표이다

국제연맹은 각 국가의 무제한적 자유를 제한함으로써 다시 그 권리와 자유를 보장하는 통일적 법적 체계를 갖추어나가야 한다그러한 방식으로 국가 간 평화가 확보되어야만 한 국가의 평화가 가능해지며결국 한 개인의 평화도 가능해진다이것이 영구평화이다그렇지만 영구 평화는 실현될 수 없는 이념이다그것은 우리가 끝없이 추구하고 접근해가야 할 과제인 것이다.

현상계가 도덕계의 외화이고 실현이어야 하므로도덕성이 정치의 기반이 되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덕과 법의 관계에서 칸트가 새롭게 강조하고자 한 것은 오히려 그와 반대로 외면적 정치가 내면적 도덕성의 완성에 기여하는 바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즉 국제연맹의 질서가 한 국가의 평화를 기약하고국가의 질서가 한 개인의 도덕성을 촉진한다정의로운 법바른 정치를 시행하는 것이 결국 인간의 도덕성의 계발을 촉진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 한자경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철학 노트 > 서양철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칸트, 원초적 계약  (2) 2023.02.14
칸트, 인간과 역사  (0) 2023.02.12
헤겔, 지각  (0) 2023.02.11
헤겔, 오성  (0) 2023.02.10
헤겔, 욕구  (0) 2023.02.09
헤겔, 주인과 노예  (0) 2023.02.09
헤겔, 금욕주의  (0) 2023.02.08
헤겔, 회의주의  (0) 2023.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