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치콕 – 운동-이미지의 위기
지각–변용–행동으로 나아가는 운동-이미지, 즉 감각-운동 도식은 와해되기 시작한다. 이러한 운동-이미지의 위기를 보여주는 것이 히치콕의 영화이다. <이창>에서 주인공은 다리를 다친 채, 마치 관객처럼 의자에 앉아있기 때문에 직접 사건을 추적할 수 없다. <현기증>의 주인공도 마찬가지로 결정적인 순간에 행동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네오리얼리즘 – 바쟁 – “순수 시각적 상황”
2차세계대전을 전후로 이탈리아에서는 네오리얼리즘 영화가 등장한다. 네오리얼리즘 영화에서는 조명이나 지나가는 사람들을 통제할 수 없었다. 영화에는 도약, 비약, 생략이 많으며 따라서 내러티브의 인과관계도 느슨하다. 또한 네오리얼리즘 영화의 주인공은 상황에 압도당하며, 그 상황에 맞서 어떠한 행동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무기력 상태에 놓인다. 예를 들어 <움베트로 D>의 하녀나 <독일영년>의 에드문트는 견디기 힘들고, 비참한 상황에 처하지만, 그 상황을 보고있는 것밖에 별다른 행동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바쟁에 따르면, 이전 영화들이 감독에 의해 해석된 세계를 보여준 반면, 네오리얼리즘 영화는 현실을 보여주고, 그 현실에 대한 해석을 관객의 몫으로 둔다. 영화가 “해독된 실재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해독해야 할 실재”를 마주보게 한다는 것이다.
운동-이미지에서는 쁠랑의 몽타주를 통해 영화의 시간을 간접적으로 재현했다면, 시간-이미지에서는 몽타주를 거치지 않고 쁠랑이 시간을 직접적으로 현시한다. 쁠랑이 하나의 시퀀스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이는 쁠랑-세캉스라고 부를 수 있다. 이때 벌어지는 것은 “순수 시각적 상황”이고, 이러한 의미에서 시간-이미지 영화는 “보는 자의 영화”이다.
- 이찬웅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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