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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노트/서양철학

​지각-이미지

by 엔티쟈 2022. 5. 24.

지각: 덜어내다

관념론자들, 특히 칸트에 있어서 우리가 무엇인가를 지각하기 위해서는 밖의 감성들에 내가 가지고 있는 범주들을 더해야 했는데, 들뢰즈는 그와 다르게 말한다. 사물들은 그 자체로 있는 이미지이며, 우리가 어떤 것을 지각할 때는 그 이미지들 중에 특정한 부분을 덜어내는 것이다.

 

키노-아이

모든 만물이 상호변용을 일으키는 이미지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영화적 이념이 베르토프의 영화-(키노-아이)”이다. <카메라를 든 사나이>에서 우리는 기차 레일에서 달리는 기차를 올려다볼 수 있고, 달리는 마차 위에서 다른 마차가 달리는 것을 볼 수도 있다. 카메라의 비-인간적인 눈을 통해, 우리는 인간이 지각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것을 본다. 이때 운동은 사물의 속성이라고 할 수 없으며, 영화를 통해 우리는 마침내 사물을 운동 속에서 보게 되는 것이다.

 

포토그램

  베르토프의 <카메라를 든 사나이>는 영화를 발생론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탁월하다. 우리는 한 칸의 필름을 포토그램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영화에서 지각-이미지의 최소 요소이다. 이는 고대 에피쿠로스 학파의 클리나멘이라는 개념과 닮았다. 원자의 각이 우연히 벌어져서 세계가 생겨났기 때문에, 필연적이고 인과적인 설명이 불가능하다. 영화의 포토그램도 이와 마찬가지로 임의의 시간 순서대로, 임의의 지점끼리 연결될 수 있다.   

 

 

- 이찬웅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